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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ack의 Claude Tag

· 약 6분

무엇이 나왔나

2026년 6월 23일, Anthropic이 Slack 채널 안에서 한 명의 팀원처럼 일하는 Claude Tag를 베타로 공개했고, 쓰는 법은 단순해요. 채널에서 @Claude로 태그하고 할 일을 말로 던지면, Claude가 작업을 단계로 쪼개 도구를 써가며 처리한 뒤 같은 Slack 스레드에 결과를 보고해요. Anthropic은 이를 사람이 매번 묻는 챗봇이 아니라, 채널에 상주하며 문맥을 쌓는 팀원으로 설명해요.

지난 글에서 정리했듯 그동안 Claude Code의 무대는 터미널이었습니다. slash command가 skills로 통합되고, Opus 4.8이 수백 개의 subagent를 굴리는 식으로 위임의 단위가 커졌지만, 어디까지나 개발자의 CLI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Claude Tag는 그 흐름을 협업 도구로 끌어냅니다. 개발자가 아닌 사람도 매일 머무는 Slack 채널에서 같은 Claude를 부릅니다.

어떻게 동작하나

Claude Tag의 성격은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공유 정체성, 문맥 학습, 알아서 끼어드는 ambient 모드입니다.

채널마다 하나의 공유 Claude

기존 챗봇이 사람마다 별도의 1:1 대화였다면, Claude Tag는 채널 단위로 하나의 Claude가 모두를 상대합니다. 같은 채널에 있는 사람은 Claude가 지금 무슨 작업을 하는지 볼 수 있고, 앞사람이 멈춘 지점에서 대화를 이어받을 수 있습니다. 작업이 한 사람의 DM에 갇히지 않고 팀의 공동 작업으로 굴러간다는 뜻입니다.

채널을 따라가며 문맥을 쌓는다

Claude는 배정된 채널의 대화를 따라가며 일에 대한 문맥을 축적합니다. Anthropic의 표현으로는 "채널을 따라갈수록 그 일에 대해 점점 더 많이 알게 된다". 권한을 주면 다른 Slack 채널이나 연결된 데이터 소스에서도 사실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 매번 처음부터 배경을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핵심입니다. 단, 비공개 채널은 학습 대상에서 빠집니다.

ambient 모드는 먼저 끼어든다

ambient 동작을 켜면, Claude는 호출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연결된 채널과 도구를 살피다가 팀이 알면 좋겠다 싶은 정보를 먼저 꺼내고, 방치된 스레드나 멈춘 작업을 따라가 챙깁니다. 작업을 던져두면 사람이 다른 일을 하는 동안 비동기로 처리하고, 길게는 수 시간에서 며칠에 걸쳐 자율적으로 일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호출에서 보고까지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존 Slack 통합과 뭐가 다른가

Claude Tag는 기존 "Claude in Slack" 앱을 대체합니다. 둘 다 Slack 안에서 Claude를 부른다는 점은 같지만, 동작 모델이 다릅니다.

기존 Claude in SlackClaude Tag
대화 단위사람별 1:1채널 단위 공유 Claude
문맥 유지세션 한정채널을 따라가며 지속 축적
능동성호출해야 응답ambient 모드로 먼저 제안
비동기 작업제한적수 시간~수일 자율 진행
권한 관리제한적관리자가 채널별 도구/데이터 범위 지정
작업 가시성개인 DM채널 구성원이 함께 관찰

가장 큰 차이는 정체성의 단위입니다. 기존 통합이 "제가 부르는 비서"였다면, Claude Tag는 "채널에 함께 있는 팀원"에 가깝습니다.

CLI 쪽 Claude Code와 비교하면 무대가 옮겨졌다는 점이 분명해집니다.

Claude Code (CLI)Claude Tag (Slack)
무대개발자 터미널팀 협업 채널
주 사용자개발자채널의 모든 구성원
호출터미널 세션@Claude 태그
협업개인 작업 위주다중 사용자 핸드오프
문맥프로젝트 파일/세션채널 대화/연결된 데이터

권한과 거버넌스

조직에 들이는 도구인 만큼 통제 장치가 함께 설계됐습니다. 관리자는 Claude가 채널별로 어떤 도구와 데이터에 접근할지 정하고, 용도에 따라 별도의 Claude 정체성을 분리해 만듭니다. 예를 들어 법무용 Claude가 쌓은 메모리는 엔지니어링 채널로 새어 들어가지 못합니다. 누적된 기억을 포함한 모든 것이 지정된 경계 안에 머뭅니다.

여기에 조직/채널별 토큰 지출 한도를 걸 수 있고, Claude의 활동과 요청자를 남기는 감사 로그도 제공됩니다. 데이터가 부서 경계를 넘지 않도록 막는 장치와 비용/이력을 추적하는 장치도 함께 들어갔습니다.

실무 활용과 한계/요금

Anthropic은 사내 활용 수치를 함께 내놨습니다. 자사 제품팀 코드의 65%를 내부판 Claude Tag가 작성한다는 것입니다. The Decoder에 따르면 용도는 엔지니어링에 그치지 않고 제품 지표 추적, 지원 티켓, 버그 진단까지 걸쳐 있습니다. 채널에 던지는 일상적인 요청을 Claude가 받아 처리하는 그림입니다.

엔진은 Opus 4.8입니다. 수백 개의 subagent를 굴리는 동적 워크플로우를 얹은 그 모델이, 이번에는 Slack 채널이라는 새 무대 위에서 돌아갑니다.

가용성과 요금 관련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항목내용
상태베타
제공 플랜Claude Enterprise / Claude Team
엔진Opus 4.8
기존 앱"Claude in Slack" 대체, 마이그레이션 기간 30일
비용 통제조직/채널별 토큰 지출 한도 설정
확장 계획Slack 외 다른 플랫폼으로 확대 예정

출시와 함께 적격 조직에는 도입용 크레딧이 지급됩니다. VentureBeat를 비롯한 일부 매체는 Enterprise 25,000달러, 일정 좌석 수 이상의 Team 2,500달러 수준으로 전했는데, 구체적 금액은 매체 보도이므로 실제 조건은 공식 안내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한계도 분명합니다. 우선 Enterprise와 Team 플랜에 묶인 베타라 아무나 바로 쓸 수 있는 기능이 아닙니다. 채널 대화를 따라가며 문맥을 쌓는 구조이므로, 어떤 채널에 들이고 어떤 데이터에 접근시킬지를 처음부터 신중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ambient 모드로 먼저 끼어드는 동작은 편리한 만큼, 켜는 순간 Claude가 채널을 들여다보는 범위가 넓어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도입에 앞서 권한 범위와 토큰 한도를 정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정리

Claude Tag는 Claude를 터미널 밖으로 한 걸음 더 꺼냈습니다. Claude Code가 개발자의 CLI에 자리 잡고, Opus 4.8이 위임의 규모를 키웠다면, 이번에는 위임의 장소가 팀이 매일 머무는 협업 채널로 옮겨졌습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채널에서 @Claude 태그로 호출하면 작업을 쪼개 처리하고 스레드에 보고합니다.
  • 채널마다 하나의 공유 Claude가 동작하고, 대화를 따라가며 조직 문맥을 쌓습니다.
  • ambient 모드를 켜면 먼저 정보를 꺼내고 멈춘 작업을 챙깁니다.
  • 관리자가 채널별 도구/데이터 범위와 토큰 한도를 통제합니다.
  • 현재 Enterprise/Team 베타이며, 엔진은 Opus 4.8이고, Slack 외 플랫폼으로 확대가 예고됐습니다.

비서를 부르는 단계에서 팀원을 합류시키는 단계로의 이동이에요. Slack에서 시작했지만, "다른 플랫폼으로 넓힌다"는 예고가 붙은 이상 Claude가 협업 도구 곳곳으로 번지는 흐름의 시작점으로 보는 게 맞아요.

참고 자료

Project Glasswing

· 약 5분

Anthropic이 자사 비공개 모델 Claude Mythos를 약 150개 조직에 추가로 풀어, 전력, 수도, 의료, 통신 같은 핵심 인프라의 소프트웨어 취약점을 찾는 Project Glasswing을 15개국 이상으로 확대했어요. 6월 2일자 발표 기준이고, 4월에 미국 정부를 포함한 50여 개 파트너로 시작한 프로그램을 한 단계 키운 것이에요.

제가 이 블로그에서 Copy Fail, NGINX Rift, DirtyDecrypt 같은 CVE를 다룰 때마다 깔려 있던 전제가 하나 있었어요. 취약점은 사람이 찾는다는 것입니다. 그 전제가 지금 흔들리고 있습니다.

Project Glasswing과 Claude Mythos가 무엇인가

Claude Mythos는 Anthropic이 일반에 공개하지 않은 프리뷰 모델입니다. Anthropic은 이 모델이 코드에서 취약점을 찾고 익스플로잇을 짜는 능력에서 극소수 최상위 인간 보안 연구자를 제외한 거의 모두를 앞선다고 설명합니다. 몇 주 단위로 수천 개의 제로데이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 핵심 주장입니다.

Project Glasswing은 이 모델을 통제된 형태로 파트너 조직에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파트너는 Mythos를 받아 자기 코드베이스를 스캔하고, 취약점을 식별하고, 패치를 작성하고, 릴리스 전 점검까지 돌립니다. 발표에 따르면 실제 활용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취약점 패치 작성과 테스트
  • 릴리스 전 소프트웨어 검증
  • 침투 테스트
  • 위협 탐지
  • 메모리 안전 언어로의 코드 번역

흥미로운 대목은 Anthropic이 이 모델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는 점입니다. 이런 사이버 능력이 악용되는 것을 막을 안전장치가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고, 자사를 포함한 어떤 AI 개발사도 그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이유입니다. 취약점을 잘 찾는 능력은 방어에도 쓰이지만 공격에도 그대로 쓰입니다. 이중 용도 문제를 정면으로 인정한 셈입니다.

어디에 적용됐고, 무엇을 찾아냈나

확대된 명단에는 전력, 수도, 의료, 통신, 그리고 하드웨어 벤더와 오픈소스 메인테이너가 들어갑니다. 초기 50개 파트너 그룹에서는 상대적으로 빠져 있던 영역이라는 게 Anthropic의 설명입니다. 국가는 미국 외에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네덜란드, 스페인, 벨기에, 스웨덴, 인도, 일본, 뉴질랜드, 그리고 한국이 포함됐습니다. 접근 권한이 확인된 조직으로는 Okta, Samsung, SK Hynix, SK Telecom, NATO, EU 사이버보안 기관 ENISA 등이 거론됐습니다.

Anthropic은 확대 우선순위를 정한 기준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파트너 대부분은 한 번의 대규모 공격으로 1억 명 이상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본다. 세계 안보와 각국 안보 양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규모 수치는 출처에 나온 것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항목수치
발견된 고위험/심각 취약점10,000건 이상
스캔한 오픈소스 프로젝트1,000개 이상
전체 발견 이슈23,019건
그중 고위험/심각 등급6,202건
Anthropic + 외부 6개 보안업체가 검증한 건1,752건
검증된 건의 진짜 양성(true positive) 비율90% 초과

프로그램은 2026년 4월 초에 시작했습니다. 구체적 사례로 Cloudflare와 Mozilla가 자사 코드베이스에서 각각 수백 건의 취약점을 발견했다고 언급됐습니다. 또 수십억 대 기기가 쓰는 암호 라이브러리 wolfSSL에서 인증서 위조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결함을 Mythos가 짚어낸 사례도 공개됐습니다.

방어자에게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겉으로 드러난 그림은 방어자에게 유리합니다. 취약점을 찾는 비용이 급격히 떨어지면, 자기 코드를 먼저 점검하는 쪽이 더 많은 구멍을 더 빨리 메울 수 있습니다. Anthropic이 내세우는 목표 자체가 "방어자에게 영구적 우위"를 만드는 것입니다. 더 싼 AI 모델이 공격자 손에 들어가기 전에 방어 쪽이 앞서가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이 그림에는 균형추가 필요합니다.

첫째, 찾는 것과 고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Anthropic 스스로 인정한 병목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취약점을 찾기는 쉬워졌는데, 검증하고 공개하고 패치하는 일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고 느립니다. 23,019건을 찾아냈지만 검증된 건은 1,752건입니다. 나머지는 누군가 일일이 분류하고 확인해야 합니다. 진짜 양성 비율이 90%를 넘는다는 건 바꿔 말하면 10건 가까이를 외부 보안업체 여섯 곳까지 동원해 검증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자동 탐지가 뱉어낸 결과는 곧바로 믿을 수 있는 결론이라기보다, 사람이 처리해야 할 대기열에 가깝습니다.

둘째, 부담이 특정 지점에 쏠립니다. 특히 오픈소스 메인테이너가 그렇습니다. 많은 프로젝트가 소수의 자원봉사자로 굴러갑니다. 여기에 AI가 쏟아내는 취약점 리포트가 밀려들면, 그 자체가 새로운 운영 부하가 됩니다. Anthropic도 이 긴장을 알고 있어서, 메인테이너가 리포트를 더 빨리 분류할 수 있도록 Mythos를 활용하는 방안과 오픈소스 취약점 보고 모범 사례 공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도구가 만든 문제를 같은 도구로 풀겠다는 접근인데, 효과는 지켜봐야 합니다.

셋째, 이중 용도 위험은 사라지지 않고 미뤄졌을 뿐입니다. Anthropic은 Mythos급 모델을 일반 공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동시에 "앞으로 몇 주 안에" 모든 고객에게 Mythos급 모델을 제공할 것으로 본다고 말합니다. 경쟁사도 비슷한 방향입니다. 같은 기간 OpenAI는 사이버보안 특화 모델 GPT-5.5-Cyber를 다수 테스트 파트너에 배포했습니다. 방어자가 먼저 쓰는 동안 공격자도 비슷한 능력에 다가가고 있다는 뜻이고, "영구적 우위"라는 표현은 마케팅 문구에 가깝게 들립니다.

정리하면, 운영/보안 관점에서 실질적으로 바뀌는 건 탐지 단계의 처리량입니다. 그 뒤의 검증, 분류, 패치, 배포는 여전히 사람과 조직의 역량에 묶여 있고, 오히려 탐지가 빨라질수록 이쪽 병목이 더 도드라집니다. AI 취약점 탐지를 도입한다면 모델 성능보다 우리 조직이 늘어난 발견 건수를 소화할 분류/패치 파이프라인을 갖췄는지를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탐지에서 패치까지, 병목은 뒤쪽에 있다

탐지는 싸지고 빨라졌고, 그래서 무게중심이 도식의 아래쪽, 사람이 붙어야 하는 검증과 패치/배포로 옮겨갔어요. Project Glasswing이 던지는 진짜 질문은 "AI가 취약점을 찾을 수 있는가"보다 "찾아낸 것을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가"에 가까워요.


참고:

ClaudeBleed 권한 취약점

· 약 9분

무슨 결함인가

Anthropic의 Chrome Extension Claude for Chrome(v1.0.69 이하)에서 권한이 전혀 없는 다른 Extension 하나가, 사용자 동의 한 번 없이 Claude 에이전트를 통째로 빌려 Gmail, Google Drive, GitHub의 데이터를 조회하고 외부로 빼낼 수 있는, 발신자 신원 검증이 빠진 결함이 공개됐어요.

LayerX Security가 2026-05-07에 공개했고, 발견자가 붙인 이름은 ClaudeBleed입니다. 2014년 OpenSSL의 Heartbleed, 2017년 Cloudflare의 Cloudbleed 계보를 잇는 "데이터가 새어 나온다"는 작명을 오마주했습니다. Anthropic은 하루 앞선 5월 6일 v1.0.70으로 부분 패치를 배포했지만, 같은 연구자가 약 3시간 만에 우회 경로를 찾아 함께 공개했습니다. 5월 13일 현재까지 추가 패치는 발표되지 않았으며, CVE 번호도 아직 할당되지 않았습니다.

요약 표

항목내용
취약점 이름ClaudeBleed
영향 제품Claude for Chrome (Chrome 브라우저 Extension)
영향 버전v1.0.69 이하
부분 패치v1.0.70 (2026-05-06, 우회 경로 확인됨)
추가 패치미발표 (2026-05-13 기준)
CVE미할당
발견자 / 공시LayerX Security, 2026-05-07
분류Trust Boundary Violation (CWE-501 계열)
공격 전제사용자가 다른 Chrome Extension 하나를 설치하고 있을 것
사용자 상호작용불필요
권한 요구공격용 Extension에 별도 권한 불필요

externally_connectable은 누구를 신뢰하는가

Chrome Extension 매니페스트의 externally_connectable 키는 "이 Extension의 메시지 채널을 누가 호출해도 되는가"를 선언합니다. 보통 두 가지 형태로 씁니다.

// 형태 A — 다른 Extension ID로 한정
{
"externally_connectable": {
"ids": ["<신뢰하는 Extension ID>"]
}
}

// 형태 B — 특정 웹 출처(origin)로 한정
{
"externally_connectable": {
"matches": ["*://*.claude.ai/*"]
}
}

Claude for Chrome은 두 번째 형태로, claude.ai 출처에서 실행되는 페이지 스크립트가 Extension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열어 뒀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Claude 사이드 패널과 claude.ai가 한 몸처럼 동작해야 하니, 설계 의도는 자연스럽습니다.

문제는 origin이 답할 수 있는 질문의 범위입니다. origin은 "이 코드가 어느 페이지 컨텍스트에서 실행되는가"는 알지만, "그 컨텍스트 안에서 누가 그 코드를 실행시켰는가"는 모릅니다. Chrome의 Extension 모델은 임의의 Extension이 자기 content script를 다른 출처의 페이지에 주입할 수 있게 허용하며, 매니페스트의 "world": "MAIN" 옵션을 켜면 그 스크립트는 페이지 자체의 자바스크립트 컨텍스트에서 돕니다.

여기서 권한 0짜리 Extension이란, manifest.json에 permissions(tabs, storage, cookies 등)도 host_permissions(https://mail.google.com/* 같은 사이트 접근 권한)도 적지 않은 Extension을 말합니다. 사용자가 설치할 때 "이 Extension은 ~ 권한이 필요합니다" 같은 경고 화면이 거의 뜨지 않거나 가장 가벼운 형태로만 뜹니다. 그런데 content_scripts 항목은 권한 요청이 아니라 "어떤 페이지에서 이 자바스크립트를 실행해 달라"는 등록이라, 별도 권한 없이도 매니페스트에 적은 origin(여기서는 *://*.claude.ai/*)에 자기 스크립트를 끼워 넣을 수 있습니다.

즉 권한 0짜리 Extension 하나가:

  1. content script로 claude.ai에 스크립트를 한 장 주입하고,
  2. 그 스크립트가 페이지 컨텍스트에서 chrome.runtime.sendMessage("<Claude Extension ID>", {...}) 한 줄을 실행하면,
  3. Claude Extension 입장에서는 "claude.ai에서 들어온 정상 메시지"로 보입니다.

Claude Extension의 ID(fcoeoabgfenejglbffodgkkbkcdhcgfn)는 Chrome Web Store에 그대로 공개돼 있고, Extension ID는 비밀이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origin 화이트리스트는 ACL이 아니라 누구나 통과시키는 표지판에 가깝습니다.

LayerX는 이 호출로 도달 가능한 핸들러 중 하나로 onboarding_task를 지목했는데, 이 핸들러는 외부에서 받은 텍스트를 그대로 Claude의 작업 프롬프트로 흘려보냅니다. 즉 메시지 한 통이면 임의 프롬프트 실행과 같습니다.

공격 사슬

전체 동작은 한 장으로 정리됩니다.

여기까지가 진입입니다. Extension ID와 origin만 알면 누구든 Claude 에이전트의 작업 큐에 항목을 하나 밀어 넣을 수 있습니다. 그 다음 단계, 즉 "어떻게 사용자 몰래 그 작업을 끝까지 수행하게 만드는가"가 아래 4가지 공격 기법으로 나뉩니다.

4가지 공격 기법

1. Confused Deputy

Claude Extension은 "claude.ai에서 온 메시지면 정상"이라는 전제로 동작합니다. 그러나 실제 메시지를 만든 주체는 사용자가 띄운 claude.ai 페이지가 아니라, 사용자가 설치해 둔 다른 Extension이 페이지 위에 얹어 놓은 스크립트입니다. 정당한 권한을 가진 대리인(Claude Extension)이 자기 권한 밖의 호출자(악성 Extension)를 위해 일하게 되는, 교과서적인 confused deputy 구도입니다.

이 구도가 위험한 이유는 권한 상승의 비용이 0이라는 점입니다. 공격 Extension은 호스트 권한도, 탭 권한도, storage도 필요 없습니다. content script 하나만 선언하면 끝납니다.

2. 승인 루핑(Approval Looping)

Claude는 민감한 작업을 수행하기 전 사용자에게 확인을 받는 단계를 거칩니다. 그런데 그 확인이 "지금 이 특정 행동에 대한 동의"가 아니라 "지금 사용자가 활성화한 모드"로만 검사되기 때문에, 같은 채널로 "Yes, proceed"에 해당하는 메시지를 반복 전송하면 확인 흐름을 그대로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토큰이 특정 행동에 바인딩돼 있지 않은 탓입니다. 한 번 받은 동의가 다음 동의가 필요한 자리에서 다시 통하면, 동의 절차는 이름만 남고 실제 통제력을 잃습니다.

3. DOM 라벨 위장

Claude 에이전트는 페이지의 DOM을 읽어 어떤 버튼이 무슨 동작인지 판단합니다. 악성 Extension이 DOM을 살짝 바꿔 두면(예를 들어 "외부에 공유" 버튼의 라벨을 "피드백 요청"으로) 에이전트의 인식과 실제 동작이 어긋납니다. 에이전트는 무해한 작업으로 알고 누르지만, 실제 클릭은 원래 핸들러를 그대로 부릅니다.

이 기법은 ClaudeBleed에만 국한되지 않는, 브라우저 안에서 도는 모든 AI 에이전트의 일반 약점에 가깝습니다. 에이전트가 의미를 DOM에서 끌어내는 한, DOM을 만질 수 있는 쪽이 의미를 다시 정의할 수 있습니다.

4. Privileged Mode 우회

Claude for Chrome은 두 가지 모드를 둡니다. Ask before acting(매 행동마다 확인)과 Act without asking(자율 수행). v1.0.70 패치는 Ask 모드에서 외부 메시지가 임의 행동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사이드 패널 안에 명시적 승인 흐름을 추가했습니다.

하지만 LayerX는 공격자가 사이드 패널의 초기화 흐름을 가로채 Act without asking 쪽으로 진입시키는 우회 경로를 약 3시간 만에 확인했습니다. 모드 전환이 사용자에게 통보되지 않기 때문에, 사용자는 자기 Extension이 자율 모드로 돌고 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요약하면 패치는 증상인 승인 UI 흐름만 가렸을 뿐, 원인인 메시지 발신자 신원 검증 부재는 손대지 못했습니다. 발신자가 누구인지 확인하지 못하는 한 어느 모드에서든 우회 경로는 다시 열립니다.

이 결함으로 가능한 위협 시나리오

이 결함이 가능하게 만드는 작업은 평범한 사용자 시나리오로 옮기면 그대로 사고로 이어집니다.

  • Gmail의 받은편지함을 요약시켜 외부 주소로 메일 발송
  • Google Drive 비공개 문서에 공유 링크를 발급해 외부 노출
  • GitHub 비공개 리포지토리의 파일 내용을 챗 응답에 끼워 빼내기
  • 사용자 대신 메일 발송, 문서 삭제로 흔적 정리
  • 외부 캘린더 초대, Slack 메시지 발송 같은 OAuth 권한 위임 작업 일반

세 가지가 함께 성립한다는 점이 무겁습니다. 공격 Extension에 별도 권한이 필요 없고, 사용자 상호작용도 필요 없으며, EDR이나 안티바이러스 관점에서는 정상 Extension의 정상 호출처럼 보입니다.

특히 사내 표준 브라우저에 권장 Extension 목록만 통제하는 조직에서는, Claude for Chrome이 그 권장 목록에 있고 사용자가 자율적으로 다른 Extension 하나를 추가했다는 사실만으로 위협 모델이 무너집니다.

공개 타임라인

날짜이벤트
2026-04-22영향 받는 v1.0.69 배포
2026-04-27LayerX, Anthropic에 결함 보고
2026-04-28Anthropic "이전 보고와 중복, 곧 수정 예정" 응답
2026-05-06v1.0.70 부분 패치 배포
2026-05-07LayerX, 약 3시간 만에 우회 경로 확인 후 공시
2026-05-11외신, 추가 패치 부재 후속 보도
2026-05-13본 글 작성 시점 (추가 패치 미발표)

보고에서 패치까지 9일, 패치에서 우회 공개까지 1일입니다. 빠르게 막은 흔적은 있지만, "누가 메시지를 보냈는지 다시 설계하는" 종류의 수정은 그 사이에 들어가지 못한 모양새입니다.

사용자가 오늘 할 일

근본 패치가 발표되기 전까지, 권장 조치는 단순합니다.

1) Claude for Chrome Extension 끄기 또는 제거하기

chrome://extensions 에서 Claude for Chrome 항목의 토글을 끄는 것만으로 공격 표면이 즉시 사라집니다. 자주 안 쓴다면 제거가 가장 깔끔합니다. 데스크톱 클라이언트나 웹 claude.ai 사용에는 영향이 없습니다.

2) 끌 수 없다면 민감 세션과 분리하기

Claude for Chrome을 켜 둔 프로파일에는 Gmail, Google Drive, GitHub 같은 민감 서비스에 로그인하지 않습니다. Chrome 프로파일 분리(다른 사용자) 또는 별도 브라우저(Chrome Canary, Firefox 등)로 일/개인 작업과 AI 에이전트 작업을 분리해 둡니다.

3) 다른 Extension도 함께 점검하기

ClaudeBleed의 트리거는 "다른 Extension 하나"입니다. 사용 중인 Extension의 수와 신뢰도를 같이 봅니다.

chrome://extensions → 세부 정보 → 사이트 액세스 / 권한

설치 출처가 불분명하거나, 더 이상 안 쓰는 Extension은 이 기회에 정리해 둡니다. content script 권한이 광범위한 Extension(예: <all_urls>)일수록 위험 가중치가 높습니다.

4) 조직 단위 통제가 가능한 경우

ChromeOS/Chrome Enterprise 환경에서는 ExtensionInstallBlocklist로 Claude for Chrome Extension ID(fcoeoabgfenejglbffodgkkbkcdhcgfn)를 막거나, ExtensionInstallAllowlist로 허용 Extension 목록을 좁힌 뒤 차차 풀어 가는 방식이 안전합니다. BYOD 환경이면 사용자 공지와 함께 자율 비활성화를 권고합니다.

정리

  • ClaudeBleed의 본질은 코드 한 줄짜리 버그가 아니라 origin을 신원으로 착각한 설계에 있습니다. Chrome Extension 모델이 허용하는 content script + MAIN world 조합 앞에서 origin 화이트리스트는 ACL 노릇을 못 합니다.
  • v1.0.70 패치는 승인 UI 흐름을 추가했지만, 메시지 발신자 신원 검증 부재라는 원인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그래서 Act without asking 모드를 강제 진입시키는 우회 경로가 같은 날 다시 열렸습니다.
  • 에이전트가 강할수록 누가 부르는지를 더 정밀히 따져야 합니다. 발신자 인증(서명 토큰, Extension ID 화이트리스트), 행동-바인딩된 일회성 동의가 합쳐져야 비로소 동의가 동의로 기능합니다.
  • 추가 패치 전까지는 Claude for Chrome 사용을 잠시 멈추는 게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완화입니다. 끌 수 없다면 민감 세션과 프로파일을 분리합니다.

이번 사건이 Anthropic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함께 짚어 둬요. 브라우저 안에서 도는 AI 에이전트 Extension은 모두 같은 함정(외부 메시지 채널, DOM을 통한 의미 인식, 자율 모드의 UX/보안 트레이드오프) 위에 서 있어요. ClaudeBleed는 그 함정 중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될 공산이 커요.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