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tre는 2018년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멀티테넌트 서버리스에서는 아직 진행 중인 문제입니다.

Cloudflare가 2026년 8월 19일 자사 Workers 환경에서 원격 Spectre 공격을 재현한 연구를 공개했습니다. 에든버러 대학교와 공동 연구입니다. 결과 문장이 짧고 셉니다. 프로덕션 환경에서 초당 최대 12비트, 정확도 99%로 안정적으로 유출했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빼냈나

피해자 Worker 안에 JWT 토큰을 두고 비트 단위로 읽어 냈습니다. 첫 바이트가 문자 e, 이진값 0b01100101로 정확히 나왔습니다.

초당 12비트는 느리게 들립니다. JWT 하나가 수백 바이트라면 몇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공격이 성립하는지 여부에서는 속도가 본질이 아닙니다. 정확도 99%로 안정적이라는 쪽이 문제입니다. 오류율이 높으면 재시도로 시간이 곱해지는데, 그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원격 타이머라는 전제가 무너졌다

Spectre 계열 공격에는 정밀한 시간 측정이 필요합니다. 캐시에 있는 값을 읽는 시간과 없는 값을 읽는 시간의 차이가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그 차이가 나노초 단위입니다.

2018년 이후 브라우저와 런타임이 취한 대응 중 하나가 타이머를 무디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Cloudflare Workers도 타이머를 동결(frozen timer)했습니다. Worker 안에서 시간을 재도 값이 변하지 않게 만든 것입니다. 멀티스레딩과 공유 메모리도 껐습니다.

이 연구가 그 전제를 치웁니다. 외부 서버로 나가는 WebSocket 연결 하나로 충분했습니다. 그쪽에서 고해상도 타임스탬프를 받아 오면 됩니다. 몇 번의 표본만으로 중앙값 기준 밀리초 미만 해상도를 얻었습니다.

여기에 증폭 기법을 붙였습니다. L1 캐시의 tree-based PLRU 교체 정책을 이용해 단일 캐시 사건에서 나온 시간 차이를 임의로 키웠습니다. 나노초 차이를 밀리초 해상도로 읽을 수 있게 만드는 단계입니다.

flowchart TD
    A[공격자 Worker] --> B[외부 WebSocket]
    B --> C[고해상도 타임스탬프]
    A --> D[Spectre gadget 실행]
    D --> E[캐시 상태 변화]
    E --> F[PLRU 정책으로 증폭]
    F --> G[밀리초 해상도로 측정]
    C --> G
    G --> H[비트 복원]

isolate가 프로세스가 아니라서

Cloudflare Workers는 수만 테넌트를 같은 OS 프로세스 안에서 돌립니다. 분리 단위가 프로세스가 아니라 V8 isolate입니다. 이 선택이 효율을 만듭니다. 프로세스를 띄우는 비용 없이 요청이 들어오면 즉시 실행되고, cold start가 사실상 사라집니다.

대가는 분리 강도입니다. 같은 프로세스 안이면 주소 공간이 이어져 있습니다. Worker 프로세스 안에서 임의 읽기가 한 번 성립하면 다른 테넌트의 데이터에 닿습니다.

공격자가 피해자와 같은 프로세스에 들어가는 방법도 단순했습니다.

fetch("https://victim.example")

피해자 스크립트를 호출하면 스케줄러가 바로 그 프로세스 안에 피해자 Worker 인스턴스를 띄웁니다. Durable Objects와 지속 WebSocket 연결로 isolate를 계속 살려 뒀습니다.

gadget은 두 개를 썼습니다. 첫 번째는 압축된 힙 포인터를 유출합니다. isolate의 힙 기준 주소를 얻는 단계입니다. 두 번째는 TypedArray의 backing store를 이용한 speculative type confusion으로, 공격자가 만든 임의의 64비트 포인터에서 값을 읽습니다. 기준 주소를 알아낸 뒤 임의 주소로 넘어가는 구성입니다.

2021년 방어는 왜 놓쳤나

Cloudflare가 2021년에 내놓은 방어가 Dynamic Process Isolation(DyPrIs)입니다. 의심스러워 보이는 스크립트를 찾아 별도 프로세스로 격리합니다. 하드웨어 성능 카운터로 분기 예측 실패 같은 신호를 감시합니다.

이 방어가 통하지 않은 이유가 둘입니다.

첫째, 시점입니다. DyPrIs는 스크립트 실행이 끝난 뒤에 격리했습니다. 그런데 이 공격은 WebSocket keep-alive로 실행을 몇 시간에서 하루까지 이어 갑니다. 격리가 적용될 시점이 오지 않습니다.

둘째, 지표가 희석됐습니다. DyPrIs는 분기 예측 실패 횟수를 iTLB 접근 횟수로 정규화합니다. 그런데 WebSocket 트래픽 자체가 iTLB 활동을 늘립니다. 분모가 커지니 비율이 탐지 문턱 아래로 내려갑니다.

방어를 우회한 방식이 취약점을 새로 찾은 게 아니라, 정상 기능인 지속 연결을 쓴 것이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탐지 지표를 정할 때 그 지표가 정상 트래픽으로 흔들릴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사례입니다.

새로 붙인 방어

이후 적용한 것이 셋입니다.

V8 샌드박스입니다. JavaScript 힙의 상당 부분에서 원시 64비트 포인터를 제거합니다. 이 연구가 쓴 speculative type confusion gadget은 임의의 64비트 포인터를 만들어 넣는 방식이었으니, 그 재료를 없애는 접근입니다. Cloudflare는 해당 gadget을 “재사용하기 더 어렵게” 만든다고 표현했습니다. 불가능하다고 하지 않았습니다.

Memory Protection Keys(MPK)입니다. 2025년 9월에 배포했습니다. isolate별 힙이 하드웨어로 강제되는 접근 경계 뒤에 놓입니다. 소프트웨어 검사가 아니라 CPU가 막습니다. 같은 프로세스 안이라는 구조를 유지하면서 분리를 강화하려면 이 방향이 남습니다.

DyPrIs 개선입니다. 장시간 실행과 I/O 위주 워크로드를 다루도록 바꿨고, 실행이 끝난 뒤가 아니라 실행 중에 탐지합니다. 위 두 회피 경로를 각각 겨냥한 수정입니다.

회피 경로대응
실행 종료 후 격리실행 중 탐지로 전환
iTLB 정규화 희석장시간, I/O 위주 워크로드 처리
임의 64비트 포인터 조립V8 샌드박스
같은 프로세스 내 힙 접근MPK 하드웨어 경계

실제 악용 흔적은 지난 3년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남는 질문

이 글에서 가장 오래 남는 대목은 결과 수치가 아니라 구조 쪽입니다. isolate 기반 멀티테넌시는 cold start를 없애려는 선택이었고, 그 선택이 만든 공격면을 하드웨어 기능(MPK)으로 메우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격리를 얇게 만든 대가를 CPU 기능으로 지불하는 구조입니다.

NGINX Rift처럼 코드 결함을 고치는 사례와 다른 종류의 문제입니다. 고쳐야 할 한 줄이 없습니다. 아키텍처 선택의 청구서라서, 방어도 계층을 더 쌓는 형태가 됩니다.

DB를 운영하는 쪽에서 읽으면 결론이 좀 밋밋합니다. 서버리스 런타임 위에 올려 둔 코드가 다루는 비밀은 언제든 같은 프로세스 이웃에게 노출될 수 있다고 가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DB 접속 자격증명을 Worker 환경 변수에 두고 오래 살려 두는 구성이라면, 자격증명 수명을 짧게 잡는 것이 이 종류의 공격에 대한 가장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참고